화엄경 九. 불승수미정품(佛昇須彌頂品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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九. 불승수미정품(佛昇須彌頂品)
그 때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시방의 모든 물질세계와 모든 四천하의 낱낱 염부제에 모든 부처님이 다 보리수 밑에 앉아 계심이 나타났다. 그리고 그 모든 보살님네는 모두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갖가지로 설법하면서 우리는 다 부처님 곁에 있다고 말하였다.
그 때 부처님은 그 위신력으로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수미산 꼭대기에 올라 제석천왕의 궁전으로 향하였다. 그 때 제석천은 멀리서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 곧 승묘전(勝妙殿) 위에 온갖 보배로 된 사자좌를 만들어 갖가지 보배로 장엄하였다. 즉, 만 겹의 휘장을 그 위에 덮고 만 개의 보배 그물로 그것을 장식하고 그 위에는 만 겹의 온갖 묘한 보배 일산과 하늘 비단 보배의 드리운 띠와 만 가지 보배 영락으로 장엄하고 만가지 보배 옷을 그 위에 폈다. 그리고 一만 천자들은 그 앞에 모시고 섰으며, 一만 범천들은 그것을 둘러쌌고 一만 광명이 찬란하게 빛났다.
그 때에 제석천은 부처님을 위해 사자좌를 장엄한 뒤에 합장하여 공경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.
『잘 오셨나이다. 세존이시여, 바라옵건대 저희들을 가엾이 여겨 이 궁전에 계십시오.』
그 때 부처님은 그 청을 받고 곧 묘승전에 오르시니 시방 일체 세계에서도 모두 그와 같았다. 이 때 부처님 신력으로 제석천의 음악 소리는 고요히 쉬었다. 제석은 과거 부처님에게 심은 갖가지 선근을 생각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.
가섭 여래 큰 자비를 두루 갖추어
모든 길상(吉祥)중에서 최상이시네
그 부처님 일찌기 이 궁전에 계셨나니
그러므로 이 곳이 가장 길상하여라
구나함모니 지혜 걸림이 없어
모든 길상 중에서 최상이시네
그 부처님 일찌기 이 궁전에 계셨나니
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
구루 부처님 몸이 금산(金山)과 같아
모든 길상 중에서 최상이시네
그 부처님 일찌기 이 궁전에 계셨나니
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
비사부불 세 가지 때를 여의어
모든 길상 중에서 최상이시네
그 부처님 일찌기 이 궁전에 계셨나니
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
시기 여래 언제나 고요하시어
모든 기상 중에서 최상이시네
그 부처님 일찌기 이 궁전에 계셨나니
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
비바시 부처님은 보름달 같아
모든 길상 중에서 최상이시네
그 부처님 일찌기 이 궁전에 계셨나니
그러므로 이곳 가장 길상하여라
불사 여래 제일의(第一義)를 밝게 통달해
모든 길상 중에서 최상이시네
그 부처님 일찌기 이 궁전에 계셨나니
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
제사 여래 그 변재 걸림이 없어
모든 길상 중에서 최상이시네
그 부처님 일찌기 이 궁전에 계셨나니
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
파두마 부처님은 청정하여서
모든 길상 중에서 최상이시네
그 부처님 일찌기 이 궁전에 계셨나니
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
정광 여래 광명이 두루 비추어
모든 길상 중에서 최상이시네
그 부처님 일찌기 이 궁전에 계셨나니
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
이 세계의 제석이 부처님 신력으로6) 열 부처님의 공덕을 게송으로 찬탄한 것처럼 시방 세계의 제석들이 각각 과거 부처님에게 심은 온갖 선근을 생각하고 게송으로 찬탄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았다.
그 때 부처님은 사자좌에 올라 가부하고 앉으셨다. 그러자 그 궁전이 갑자기 넓어졌는데, 이 제석천에서와 같이 시방 세계에서도 모두 그와 같았다.
一0. 보살운집묘승전상설게품(菩薩雲集妙勝殿上說偈品)
그 때 시방으로 각각 백 부처 세계 티끌 수 세계를 지나 그 낱낱 방위에 각각 열 세계가 있으니, 그 세계의 이름은 이른바 인드라 . 연꽃 . 중보(衆寶) . 우바라 . 묘행(妙行) . 선행(善行) . 환희(歡喜) . 성수(星宿) . 무염자(無厭慈) . 허공(虛空) 등이었다. 그리고 그 부처님네 명호는 불변월(不變月) . 무진월(無盡月) . 부동월(不動月) . 향풍월(香風月) . 자재천월(自在天月) . 청정월(淸淨月) . 무상월(無上月) . 성수(星宿月) . 불쇠변월(不衰變月) . 무량자재월(無量自在月) 등이었다.
또 그 보살들이 이름은 이른바 법혜(法慧) . 일체혜(一切慧) . 정진혜(精進慧) . 선혜(善慧) . 지혜(智慧) . 진실혜(眞實慧) . 무상혜(無上慧) . 견고혜(堅固慧) 등이니, 이 보살들은 각각 그 나라 부처님 계신 데서 범행을 깨끗이 닦았었다.
그 때 부처님 신력으로 그 모든 보살들은 각각 한 부처 세계 티끌 수 같은 보살 권속들과 함께 나아가 공경하고 예배하였다. 그리고 또 부처님 신력으로 보장 사자좌를 변화로 만들고 가부하고 앉아 사방에 가득했으니, 이 세계의 수미산 꼭대기에 보살이 구름처럼 모인 것과 같이 시방 세계에서도 그와 같았다.
그 때 부처님이 두 발가락에서 백천억 묘한 빛 광명을 놓아 시방의 일체 세계와 四천하의 보리수 밑과 수미산 꼭대기의 묘승전 위를 비추니, 거기 계시는 부처님과 대중이 모두 다 나타났다.
그 때 법혜(法慧) 보살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.
깨끗이 장엄한 모든 세계와
저 묘하고 높은 수미산 꼭대기와
또 저 제석천왕의 묘승 궁전들
부처님은 그것을 다 나타내시네
제석천왕을 가엾이 여기시어
그 청을 따라 궁전에 계시나니
열 가지 낱낱 길상의 게송으로
모두 다 부처님을 찬탄하시네
저 모든 부처님의 큰 권속인
맑고 깨끗한 보살님네들
제각기 시방에서 모두 모여와
가부하고 편안히 바로 앉았네
마치 우리네 보살들처럼
그 이름 제각기 모두 같은데
그들은 모두 본국을 떠나
부처님 계신 데로 나아가시네
본국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
그 명호도 다 모두 같은데
그들은 다 그 부처님 밑에서
보살의 행을 깨끗이 닦았었네
불자여, 당신들 알아야 하네
부처님의 저 위신의 힘을
일체 세계의 모든 중생들
제각기 부처님이 그 앞에 있다 하네
우리는 지금 저 부처님께서
제석천 승묘전에 앉으심을 보는데
시방 세계에서도 그와 같나니
그것은 부처님의 자재하신 힘이네
이 일체의 모든 가운데
불도를 구하려고 마음 낸 이는
먼저 청정한 서원 세우고
보살의 그 행을 닦아 익혔네
한량 없고 셀 수 없는 겁 동안을
보살은 깨끗이 그 행을 닦아
법계에 아무 걸림 없나니
그것을 측량할 이 아무도 없네
그 광명은 시방을 두루 비추어
우치의 어두움을 모두 없애고
아무도 그와 짝할 이가 없나니
그러므로 아무도 그것 알지 못하네
그 때 일체혜 보살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.
설사 한량 없고 셀수 없는 겁 동안
언제나 부처님을 뵈온다 해도
이 바른 법 가운데서는
그래도 그 진실은 보지 못하리
망녕된 생각으로 모든 법을 취하면
의혹의 그물만 자꾸 자라게 하고
나고 죽음 가운데 헤매이리니
그는 눈이 어두워 부처 보지 못하네
그는 비록 모든 법 관찰하여도
그래도 그 실상을 보지 못하면
났다가 사라지는 모든 법에서
다만 거짓 이름에만 집착하나니
법이란 모두 생기는 것 아니요
그것은 또 없어지는 것도 아니네
만일 이렇게 잘 이해하면
부처님이 항상 그 앞에 나타나리
법의 성품 공적하여 실체가 없어
취할 것도 없고 볼 것도 없네
부처 성품도 본래 공(空)이라
생각하거나 헤아릴 수가 없네
만일 누구나 일체의 법이
생각하거나 헤아릴 수 없음 알면
그는 어떠한 번뇌에도
그 마음이 물들지 않으리
허망하게 법의 모양 쥐면
그것은 곧 우치의 어둠이네
그러므로 그는 부처가 되지 못하고
또한 그 진실도 얻지 못하네
모니께서는 세 세상 떠났어도
상호를 모두 갖추었나니
머무를 데 없는 데 머무르시네
법계가 모두 맑고도 깨끗하네
법이란 인연으로 생기는 것이요
그것은 또 인연으로 멸하는 것이네
이렇게 또한 부처를 보면
마지막엔 의혹을 아주 떠나리
법혜 보살이 나보다 먼저
청정하고 미묘한 법 말하였나니
나는 그에게서 그 법 들으매
보리란 참으로 헤아리기 어렵네
그 때 승혜 보살이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.
부처님 지혜는 깊고도 깊어
아무도 능히 헤아릴 수 없네
진실한 그 법을 알지 못하여
세간 사람들 모두 알지못하네
어리석게도 부처님 생각하여
망녕되게 모든 법에 집착하나니
그러므로 부처님이 두루 갖추신
청정한 그 모습 보지 못하네
어리석이 그 마음이 미혹하여
망녕되게 五음(陰)의 모양 취하고
진실한 성품을 알지 못하나니
그러므로 부처를 보지 못하네
법이란 법은 모두
그 실체 없는 줄 알아야 하네
만일 이렇게 모든 법 알면
그는 곧 노사나 부처를 보리
앞의 五음으로 말미암아
뒤의 五음이 일어나나니
이렇게 차례로 五음을 알면
그는 불가사의한 부처를 보리
마치 어둔 곳에 보배 있을 때
등불 없으면 보지 못하듯
진리도 말하는 사람 없으면
지혜로운 사람도 보지 못하리
만일 그 눈이 밝지 못하면
미묘한 빛깔을 보지 못한듯
만일 그 마음 깨끗하지 못하면
부처님 법을 보지 못하리
아무리 밝고 또 깨끗한 해라도
눈 없는 사람은 보지 못하듯
그 사람 마음이 바르지 못하면
마침내 부처님 보지 못하리
그러므로 지혜의 눈 깨끗이 하여
모든 법이 모양 잘 관찰하라
그 대는 법의 모양 분명히 나타나니
마치 거울 속의 형상 같으리
일체혜 보살이 나보다 먼저
청정하고 미묘한 법 말하였나니
나는 그에게서 훌륭한 법 듣고
저 노사나 부처님을 보았네
그 때 공덕혜 보살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.
모든 법 허무하여 실체 없는데
허망하게 견고하다 집착하나니
그러므로 저 어리석은 범부들
나고 죽는 바퀴를 항상 굴리네
불선(不善)은 훌륭한 법이 아닌데
망녕되이 훌륭한 법이라 집착하네
그러므로 거기에 장애가 생겨
범부들은 언제나 헤매고 있네
여덟 가지 바른 길 알지 못하고
어떻게 제 마음 알 수 있으리
그는 뒤바뀐 생각으로 말미암아
갖가지 나쁜 일만 더욱 늘리네
모든 법의 공(空)을 보지 못하여
언제나 한없는 고통 받나니
그것은 그 사람이 깨끗한 법눈을
성취하지 못한 까닭이니라
일체의 마음을 알려 하거든
먼저 법의 눈을 구해야 하네
내가 말한대로 행하는 사람은
진실한 부처를 볼 수 있으리
만일 누구나 부처님 보고
그 마음에 집착 없으면
그는 저 부처님의 말씀하신 바
진실한 법을 볼 수 있으리
만일 어떤 이가 큰 지혜로
부처님의 묘한 법신을 보면
그는 부처님을 보았기 때문에
그에게는 청정한 눈이 있다 하리
저 진실한 일체의 법은
보는 것이 없어야 볼 수 있나니
만일 어떤 법에 보는 바가 있으면
그것은 곧 본 것이 없는 것이네
미묘하여라 진실한 법이여
부처님은 그로써 중생을 이끌면서
일체 세계의 존재 가운데서
나지도 않고 또 죽지도 않네
승혜 보살이 나보다 먼저
청정하고 미묘한 법 말하였나니
나는 그에게서 훌륭한 법 듣고
모든 부처님 도를 깊이 알았네
그 때 정진혜 보살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.
온갖 망상의 행동으로써
지혜의 눈이 깨끗하지 못하고
우치의 사뙨 소견만 늘어
언제고 부처님 보지 못하네
만일 사뙤거나 거짓됨이나
또 진실한 법을 잘 분별해
진실하고 진실하지 않음을 알면
깨끗한 부처님을 볼 수 있으리
본다는 것은 곧 때가 되어
그는 실로 보는 것 없네
모든 부처는 보는 것을 떠났나니
그러므로 청정함을 본다 함이네
이 세상의 말이란 것
그것은 허망해 실체가 없네
세상은 인연 따라 일어난 줄 알면
나고 죽는 근심을 떠나게 되리
세간이거나 세간이 아니거나
모두가 평등하다 관찰하여
그것이 다 진실임을 알면
그것은 참으로 보는 것이네
만일 능히 이렇게 관찰하고
번뇌가 다해 자재함을 얻으면
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거니
그것은 두 가지의 견해 아니네
허망하다거나 허망하지 않다거나
그것은 모두 불법 아니네
모두가 진실해 두 모양이 없나니
그것은 법의 성품 진실하기 때문이네
법의 성품은 스스로 청정하여
허공과 같이 모양이 없어
무엇이라 아무도 말할 수 없나니
지혜로운 사람은 이렇게 보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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